작성자 | 변가람쌤 | 등록일 | 2015-04-17 | 조회 | 2,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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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CIJ영어캠프 참여후기 ? 변가람(Teacher Eve)
안녕하세요.
CIJ영어캠프 23회에 영어교사로 참여했던 변가람 (Teacher.Eve)입니다.
유난히 추웠다고 하는 지난 겨울을 햇살 가득한 세부에서 캠프 생활을 하면서 다 보내고 돌아온 지도 어느덧 두 달, 벌써 길거리에는 벚꽃 잎이 흐드러진 분홍빛 봄입니다.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 조그만 입으로 선생님하며 저를 불러주던 때가 생생합니다. 영어교육을 전공한 저는 그간 외국어 학습과 교수의 원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왔고,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렇기에 세부로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에게 누구보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는데, 실제적인 교육 현장은 꽤나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성장해온 CIJ영어캠프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교사와 학생 모두가 흔들리지 않도록 탄탄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직접 맞닥뜨리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법,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 실용적인 교육 지식들을 많이 배우고 온 것 같아서 참 기쁩니다.
제 7차 교육과정에서의 이상적인 교육목표,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상, 그리고 학생 스스로도 얻고 싶어하는 영어공부의 최종목적지는 모두 ‘국제 무대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그토록 영어 실력 향상에 많은 시간과 돈을 기꺼이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CIJ영어캠프는 의사소통 중심 학습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학생들의 목적 달성에 적합한 시간이자 저와 함께 참여한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캠프에서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생활하는 모든 시간 동안 영어를 사용하도록 권장 받았습니다. 많은 필리핀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캠프 기간 동안 상주하는 영어 환경 조성과 1대 1 맨투맨 학습 방식은 학생들이 한국에서는 쉽게 가지지 못했던 자유로운 영어 발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영어라는 낯선 언어와 조금 더 친숙해지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형성하고 나아가 실력 향상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습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특별한 외적 보상이 없더라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나갈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의 연령이 아직 어렸기에 상?벌점 제도를 사용한 약간의 외적 동기 유발은 꽤나 효과적이었습니다. 상점을 칭찬과 행동 강화의 기회로 삼고, 벌점을 학생들의 행동 개선의 방법으로 사용하여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점차 어떤 것이 올바른 행동이며 학습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어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짧으면 한 달, 길면 세 달에 이르기까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타국에서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워하면서도 저희 선생님들의 지도에 따라 성실하고 의욕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아직 논쟁의 여지가 다소 남아있더라도, 제2언어를 학습하는 데 있어서 조기 교육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뇌 편중화 이론에 따르면 이미 좌뇌와 우뇌의 역할이 확연히 구분되어 고착화되고 지식의 체계가 굳어가는 어른의 뇌에 비해 어린 학습자들의 뇌는 말랑말랑한 스펀지처럼 새로운 내용을 받아들이기에 훨씬 좋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타이트한 스케줄 탓에 조금은 힘들었더라도 이번 캠프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은 좋은 영어 학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말 동안 진행된 액티비티 활동들도 긴 캠프 생활 가운데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들을 선물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반짝이는 파도, 코끝에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맑은 미소로 어울리던 아이들의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 사진 한 장처럼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캠프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점이 가장 행복합니다. 늘 실수 연발이었던 저를 많이 가르쳐주셨던 캠프 직원 분들께 정말 감사 드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참 많이 본받고 싶었습니다. 같이 고생하면서 정말 많이 친해진 또래 선생님들과는 아직도 허물없이 연락하고 술 한잔 하며 세부에서의 시간을 추억 삼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고, 캠프 내내 함께 울고 웃었던 아이들과도 여전히 연락하면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또 함께 일했던 필리핀 선생님들과는 SNS와 핸드폰으로 소식을 공유하면서 세부에 다시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일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담았던 많은 사진들과 일지가 여전히 제 노트북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세부에서의 캠프 생활 역시 소중한 추억의 일부분으로 제 머릿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에 그 때를 돌아보아도 아이들과 저 모두에게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5년 봄, Teacher Eve